
난 일본이란 나라의 컨텐츠가 좋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할 고등학교 때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와서인지, 난 일본 문화의 여러가지를 좋아한다.
사실, 미국, 유럽, 중국 등 다양한 나라를 다 겪어 보지는 못 했기 때문에, 깊이 있게 다른 여러 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만화, 영화, 드라마 등에서 드러나는 각 나라의 특징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만화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히어로물이 많고, 미국이 세상을 구하는 스토리가 많다.
예를 들어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물이나, 왕좌의 게임, 웨스트월드, CSI 등... 사실 그렇게나 많은 컨텐츠를 본 것은 아니니까 전문가처럼 말은 못 하겠으나,
내가 느끼는 미국의 컨텐츠는 등장 인물이 많고, 스토리가 복잡하며, 정치적이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한국은 막장, 백설공주, 멜로 이런 느낌이 크다. 특히나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백설공주 스토리 또는 엄친아 같은 등장인물이나 스토리가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즉,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이 너무 잘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남자든 여자든 너무 잘 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꼭 우리 사회가 자라나는 사람들에게 금수저가 되어야 하고, 성공해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만 보고 아이들이 자란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생긴다. 금수저가 아닌 내 아이들은 부모를 원망하게 되지 않을까? 드라마에 나오는 화려한 삶을 본 남자나 여자는 그런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는 이성만을 찾지 않을까?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를 부러워해야되는건가?
난 만화/드라마/영화 같은 대중 컨텐츠가 보여주는 모습이 현재의 그 나라의 문화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 드라마나 만화, 영화 등은 아기자기한 것이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등학생 때 일본을 가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 그랬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작은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인데, 반항으로 폭주족 같은 것을 하다가 졸업을 해서, 결국 아버지의 공장을 이어 받거나, 남여 모두 적당한 직장의 적당한 위치에서 일을 하는 모습 등이 너무 쉽게 나타난다.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아는 일본은 굳이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꼭 대기업을 가야 한다는 부담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잘 나가는 것을 마다할 것은 없겠으나, 알바로 먹고 사는 젊은이가 많아 사회 문제가 되는 것도 반대로는 그렇게도 살아가는 하나의 유형이 있는 것이라 느낀다.
슬램덩크의 변덕규 였던가? 농구를 잘 하지만, 대학을 농구로 가지 않고 아버지의 스시 가게를 이어 받는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요 몇일 코로나19로 집에 있을 때, 오랜만에 일본 드라마를 봤다. '수수하지만 굉장해'라는 드라마인데, 출판사의 '교열'이라는 것을 하는 직업이 나온다. 작가가 책을 쓰고 출판을 하기 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장의 오타나 사실 관계가 틀리지 않았는지를 보는 업무가 '교열'이라고 한다.

소소한 직업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는 모습과 그 안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를 10편에 걸쳐 다루고 있다.
내가 느낄 때 너무나 전형적인 일본의 드라마이다.
해외로 유학을 다녀온 금수저도 없고, 30대 상무/전무/부사장 같은 사람도 없다. 대단한 신데랄라 스토리도 아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빛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진심과 전심전력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난 일본의 정치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싸우게 되니까.
하지만, 일본인들의 근본적인 가치관 중 장인정신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 소소하고 작은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태도 등은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열정적인면, 조화를 추구하는 것, 화끈한 태도, 끈적끈적한 동료애 등도 가지고
앞서 말한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고, 소명의식을 갖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소심함도 갖추었으면 좋겠다.
그냥 오랜만에 주절주절 거려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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