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오랜만에 본 일본 드라마 '수수하지만 굉장해' (https://m.entertain.naver.com/tvBrand/3952903)



난 일본이란 나라의 컨텐츠가 좋다.

가장 감수성이 예민할 고등학교 때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와서인지, 난 일본 문화의 여러가지를 좋아한다.

사실, 미국, 유럽, 중국 등 다양한 나라를 다 겪어 보지는 못 했기 때문에, 깊이 있게 다른 여러 나라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만화, 영화, 드라마 등에서 드러나는 각 나라의 특징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만화나 영화, 드라마를 보면 히어로물이 많고, 미국이 세상을 구하는 스토리가 많다.
예를 들어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물이나, 왕좌의 게임, 웨스트월드, CSI 등... 사실 그렇게나 많은 컨텐츠를 본 것은 아니니까 전문가처럼 말은 못 하겠으나,
내가 느끼는 미국의 컨텐츠는 등장 인물이 많고, 스토리가 복잡하며, 정치적이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한국은 막장, 백설공주, 멜로 이런 느낌이 크다. 특히나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이 백설공주 스토리 또는 엄친아 같은 등장인물이나 스토리가 많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즉, 드라마나 영화의 주인공이 너무 잘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느낀다. 남자든 여자든 너무 잘 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꼭 우리 사회가 자라나는 사람들에게 금수저가 되어야 하고, 성공해야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만 보고 아이들이 자란다고 생각하면, 걱정이 생긴다. 금수저가 아닌 내 아이들은 부모를 원망하게 되지 않을까? 드라마에 나오는 화려한 삶을 본 남자나 여자는 그런 삶을 살게 해줄 수 있는 이성만을 찾지 않을까? 중소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를 부러워해야되는건가?
난 만화/드라마/영화 같은 대중 컨텐츠가 보여주는 모습이 현재의 그 나라의 문화이고, 앞으로도 이어질 사상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 드라마나 만화, 영화 등은 아기자기한 것이 많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등학생 때 일본을 가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 그랬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작은 중소기업 사장의 아들인데, 반항으로 폭주족 같은 것을 하다가 졸업을 해서, 결국 아버지의 공장을 이어 받거나, 남여 모두 적당한 직장의 적당한 위치에서 일을 하는 모습 등이 너무 쉽게 나타난다. 대단한 사람들이 아닌 경우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아는 일본은 굳이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꼭 대기업을 가야 한다는 부담도 없는 것 같다. 물론 잘 나가는 것을 마다할 것은 없겠으나, 알바로 먹고 사는 젊은이가 많아 사회 문제가 되는 것도 반대로는 그렇게도 살아가는 하나의 유형이 있는 것이라 느낀다.

슬램덩크의 변덕규 였던가? 농구를 잘 하지만, 대학을 농구로 가지 않고 아버지의 스시 가게를 이어 받는다는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요 몇일 코로나19로 집에 있을 때, 오랜만에 일본 드라마를 봤다. '수수하지만 굉장해'라는 드라마인데, 출판사의 '교열'이라는 것을 하는 직업이 나온다. 작가가 책을 쓰고 출판을 하기 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문장의 오타나 사실 관계가 틀리지 않았는지를 보는 업무가 '교열'이라고 한다.

일본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여주인공, 일본 드라마는 이런 캐릭터가 많다.


소소한 직업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하는 모습과 그 안에서 재미난 에피소드를 10편에 걸쳐 다루고 있다.

내가 느낄 때 너무나 전형적인 일본의 드라마이다.


해외로 유학을 다녀온 금수저도 없고, 30대 상무/전무/부사장 같은 사람도 없다. 대단한 신데랄라 스토리도 아니다.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빛나지 않아도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있고, 각자의 진심과 전심전력이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난 일본의 정치인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와 싸우게 되니까.

하지만, 일본인들의 근본적인 가치관 중 장인정신이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는 것, 소소하고 작은 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는 태도 등은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열정적인면, 조화를 추구하는 것, 화끈한 태도, 끈적끈적한 동료애 등도 가지고
앞서 말한 자신이 하는 일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고, 소명의식을 갖으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소심함도 갖추었으면 좋겠다.


그냥 오랜만에 주절주절 거려본다. ^^

요즘 우리 아이들, 선우, 선준이의 자존감을 어떻게 하면 더 키워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다.

특히, 우리 첫째 아들 선우는 초등학교에 가고, 아빠/엄마와 매일 같이 살면서 더 자주 혼나는 일이 생기게 되었다.

동생과 놀다가 싸워서 혼나고, 자기가 해야 할 것을 먼저 하기 보다는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떼쓰다가 혼다고, 먹거리와 관련해서 또 혼나는 식이다.

집안에서 군기 반장을 담당하고 있는 아빠된 입장에서, 또는 내 기준에서 혼 날만한 상황이라서 혼낸다는 생각을 하고 엄하게 대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내가 아이를 혼대는 것이 아이들의 성장에 마냥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 오지 못 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같은 고민 때문에, 그 동안 아내가 사두고 읽으라고 했던 육아 서적들을 외면하기만 했다가, 다시 살펴보게 되었고,
이 중 '아이의 자존감'을 정독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래는 '아이의 자존감'에서 기억해두고 싶은 것을 메모해둔 것이다.


p24.
'실패나 좌절을 넘어서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남들이 보기에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사람일수록 오히려 작은 실패나 좌절을 감당하지 못 한다. '실패의 경험이 적을수록 면역력이 약해진다'
아이가 앓을 새를 주지 않고 부모가 재빨리 나서서 조치를 취하면 안된다.

p25.
'자기 수용'이란,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 행동을 자기의 것으로 인정하고 책임지며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고 직면하는 태도이다
'내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듯이,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가고 내가 나쁘거나 하찮은 것은 아니다. 나는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며, 소중한 사람이다'
(이건 내가 항상 하는 생각이고, 이번에 새삼 우리 아이들이 이런 생각을 이른 시점부터 할 수 있게 성장했으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렇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궁금해졌다.)

p.37
지나친 간섭, 참견,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아이가 제 힘으로 무언가 하고자 할 때 옆에서 믿고 지켜봐주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내가 잘 못하는 행동 같다. 내 딴에는 내가 요령을 먼저 보여주고, 그것을 어깨 넘어로 보면서 보다 잘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이가 하기 보다는 자꾸 내가 먼저 솔루션을 제시하게 된다. 매번 아내에게 꾸지람을 듣는 부분이고, 이번에 책을 읽으며 계속 반성을 하게 되는 지점이다.)

p.38
아이는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것이다. (둘째 선준이는 항상 '못 한다', '못 먹겠다' 같은 부정적인 말을 자주한다. 이 때 윽박 질러서 하게 하려고만 했는데, 이런 것보다는 '할 수 있다', '아빠는 네가 잘 할 것이라 믿어' 같은 말을 해서 격려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아이라는 확신을 줬어야 했구나 싶다.)

p.48
아이에게 행복감을 안겨주는 부모의 말
 - 네가 엄마 아빠의 아들이어서 정말 고맙다.
 - 네가 웃기만 해도 세상이 다 환해지는 것 같다.
 - 못해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 네가 노력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지 몰라.
 - 엄마 아빠를 도와주다니, 너는 천사가 분명해.
 -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렴. 공부보다 우정이 더 중요하단다.
 - 너를 칭찬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 엄마 아빠가 항상 뒤에서 너를 지켜줄 거야.
 - 네가 행복하면 엄마 아빠도 행복해.


(작성 중 저장한 글입니다.)
몇일전 문득 아이들에게 교육 목적으로 내가 어릴 적 읽었고, 내 인생에 은근히 큰 영향을 미쳤던 만화책들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많은 부모들이 만화책이 아이들에게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그 외에도 읽혀야 할 많은 책이 있는 관계로, 만화책에 주목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만화책은 참 쉬운 문학으로 아이들이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고, 또 내가 자란 양상을 생각해보면, 만화의 전반적 주제인 권선징악 및 어려움이 있어도 긍정적인 자세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원하는 것을 얻게된다는 삶의 태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꽤나 좋은 이야기 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 보다는 내가 읽었고, 나의 삶에 영향을 주었던 만화라면 아이들이 읽고 무엇인가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 같이 논의하고 내 소감을 표현하기도 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아내가 이미 많은 책을 아이들을 위해 사주었는데, 아직 내가 못 본 책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걸 어떻게 다 읽나 싶다. 그렇게 아이가 보는 것과 내가 아는 것 사이에 괴리가 생기는 것보다는 내가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을 아이에게 경험하게 하는 것도 꽤나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

하여간 그래서, 내가 어릴적 읽었고, 또 내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겠다 싶은 만화책들을 좀 리스트 업 해보려 한다.

[닥터슬럼프] (초등학교 저학년용)
- 만화의 틀을 벗어난 상상력과 재미난 소재로 아이들도 쉽게 읽을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내가 초등학교 때 읽었던 책으로 기억한다.
- 이건, 한국어, 일어, 영어로 된 책을 구해서 아이에게 주고 싶다.

[드래곤볼] (초등학교 고학년용)
- 도리아마 아키라의 또 다른 대표작
- 우리 시절 남녀를 불문하고 드래곤볼을 모르면 말이 안되는 것이었다. 손오공의 꾸준한 노력이 그를 천하제일로 만들었다는 뻔한 스토리 흐름과 남자 아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격투물의 전형
- 약간 폭력적이 된다고 엄마들은 우려할지 모르지만, 드래곤볼 보고 사람이 폭력적이 된다면, 우리 나라 현 30~40대 남성은 다 조폭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

[터치 및 H2] (중학교 이상)
- 나에게 누군가를 좋아하는 방식을 가르쳐준 만화
-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를 통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을 표현하는, 굉장히 동양적인 연애를 담았다.
- 사실 아다치 미츠류 작가만의 유머 코드 또한 내가 많이 좋아한다
- 아이들이 보기에 폭력서요ㅕㅗ 제로인 만화 (주인공 또는 주인공 친구들이 약간 야한 것을 밝히는 것이 문제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다. ^^)

[하나마루텐] (초등학교)
- 볼품 없고, 힘없는 주인공 하나마루가 유도를 하면서, 유도 천재 친구와 끈임 없는 노력과 라이벌 의식이 주인공을 점점 성장시키는 스토리
- 당연히 어린이 만화답게 뻔하지만, 뭐 어떤가 어려움이 있지만, 주인공이 부단히 노력하고, 그 만큼 성장해서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것이... 지금 다 성장해서 겪는 사회에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 나의 아이들도 만화의 주인공처럼 어려움은 어려움일 뿐이고, 그저 그 뒤의 밝은 성취를 기대하며 더욱 분발할 줄 아는 캐릭터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이나중탁구부] (고등학교 고학년, 대학생 이후)
- 마이너 유머 코드의 결장판
- 난 이 만화 너무 좋아한다. 처음 이 만화를 접했을 때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ㅋㅋㅋ
- 세계 똥침 월드컵... 이 만화가 교육적으로 옳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이 만화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는 것이 그 만큼 내가 수용할 수 있는 문화적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으로 이해될 때, 나의 아이들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하고, 또한 이런 만화까지도 치우침 없이 순수하게 받아 들이고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적어 두는 것이다.

[도라에몽] (초등학교)
- 도라에몽을 다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몇 권의 만화로 내가 초등학교 때 도라에몽을 접했던 기억이 있다.
- 도라에몽의 주머니 속에서는 참 다양하고 신기한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초석이 되어 줄 것 같다.
- 아직도 연재가 되는 것 같은데.... 아마 일본에서는 여전히 도라에몽이 어린이들을 위한 만화로 그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무인도 표류기] (초등학교 고학년)
- 일본에 지진이 나서, 주인공 혼자 살아 남아야 하는 상황을 그린 만화다
- 이 만화를 통해서 서바이벌에 대한 얇팍하지만, 다양한 지식을 얻었다. 아마, 작가 나름데로 정확한 만화를 그리기 위해 조사를 많이 했을테지...
- 이 같은 만화를 보며 얻은 다양한 '앎'은 내가 성장하는데도 참 많은 보탬이 되었다.
- 내가 겪어보지 않은 삶을 살아보고 경험하게 하는 것이 책이나 영화의 큰 역할이라고 할 때, 이 만화 역시, 아이들이 겪어 보지 않은 혼자 살아 남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간접적 체험을 제공할 것 같다.



출근 지하철 종착역이 다 왔다.
일단 여기까지 쓰고, 생각을 좀 더 해서 이야기를 이어 가야 겠다. ^^

어제(7/14, 화) 모딜리아니전을 봤다. 회사 고참들과 함께 상반기 마감을 서로 자축하고, 남은 하반기를 더 열심히 하자는 리프레쉬의 국내마케팅실만의 작은 이벤트였다.

운이 좋게도 원래 대상이 아닌 내가 꼽사리 껴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라는 작가도 알게 되고, 맛 있는 것도 먹은 꽤나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모딜리아니는 원래 내가 관심 있거나 잘 아는 화가는 아니다. 몽파르나스의 전설이라는 별칭이 붙은 화가라는데 개인적 성향으로는 아주 매혹적인 화가라는 느낌이 아니었다.
하지만, 35세의 나이로 폐렴에 걸려 젊은 나이에 생을 달리했다는 것과, 굉장히 많은 여자들과의 연애를 즐겼고, 31살 죽기 4년전 생애 마지막 연인인 17살 잔느 에뷔테른느를 만나 불 같은 사랑을 나누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4년간의 사랑 후 모딜리아니가 죽자, 여러 상황을 견디지 못 하고 뱃속의 둘째 아이와 함께 잔느 에뷔테른느가 자살을 했다는 것도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모딜리아니의 여성 편력을 들으면서, 역시 예술가는 여자한테 인기가 많구나 생각을 했는데, 근처에 있던 모딜리아니의 사진을 보니...
단순 예술가여서가 아니라 인물이 좋았군 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듯이 미남이었다.)

그리고, 잔느 에뷔테른느도 아주 어리고 미인이었다. 잔느도 화가였다고 하는데, 그녀의 눈에 모딜리아니가 얼마나 멋 있게 보였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을 듣고, 준비되어 있는 연대표를 보니 모딜리아니는 살아 생전에 평론이나 일반인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돈 없는 유태인 화가로서 모델을 살 돈도 없고, 풍족하게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보니,
자신의 열정과 짧은 생을 인물화에 집중하여 일관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이 후세에 더 큰 평가를 받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인물화 중심으로, 그 사람의 내면을 화폭에 담기위해 노력했고, 30대 중반에는 친구의 조언에 따라 누드화를 그렸던 모딜리아니.

도슨트의 설명에 따르면, 좀 길다랗게 그린 얼굴과 나이를 먹을 수록 간결해진 선처리, 그리고 누드화를 그렸을 때,
당시로서는 드물게 신화적 요소를 배제하고 순순하게 여체의 나신이 드러내는 아름다움만을 화폭에 담으려고 했던 노력이 그를 남과 다르게 만들었고, 좋은 평가를 받게 만들었다고 한다.

실제 그림을 마주하고 계속 보다 보면, 누드화의 경우 정말 여체에만 집중하여 그 아름다움을 보게 만든다.

내가 원래 좋아하던 신회적 요소들, 장식적 도구들이 전혀 없다. 마냥 현실적 곡선들도 아니고 색감도 아니지만, 매혹적이고 관능적인 입체감이 드러난다.



이번 전시는 연대기가 꽤나 잘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35년간의 짧은 생이었기에 그를 위해 외우고 머리 속에 담아야할 이야기가 많지 않았다.


그렇게 꼼꼼하게 연대기를 읽고, 작품들을 보니 14년 화가 인생 동안 변해온 화풍이나 관심 주제의 변화가 약간은 보였다.

작품을 보고, 이 작품은 몇 살쯤 그린 것이겠구나 예상해보고, 실제 연도를 보고, 연대기에서 다시 그 당시 그의 이야기를 확인해 보는 전시 관람이 꽤나 재미있었다.

이 같은 경험 떄문이었는지,
전시회를 나오며 떠오른 아이디어가
지금처럼 어떤 주제를 선정하여 그 화가의 작품들을 묶어서 전시회를 구성하는 것도 좋지만, 전시회의 시작 몇 일 또는 끝 몇일만이라도 주제에 맞춰 묶는 방식이 아니라, 작품을 만든 시간 순으로 작품을 전시해보는 것은 어떤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시간순으로 작품을 전시한다면, 더 그 화가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고, 또 어떻게 화풍이 바뀌어 왔는지를 더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여튼. 이제 곧 버스에서 내릴 시간이니
급 마무리 하련다.


오랜만의 전시회 관람이었고,
나중에 오면 아내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줘야지 하는 마음에 더욱 열심히 작품들을 살펴 봤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를 조금은 알게된 시간이었고, 무엇인가에 대한 일관된 관심과 노력이 그 사람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 자리였다.


나도 내가 있는 위치에서, 지금 해야할 일과 해야할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일관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

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4.5점을 주겠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를 짧게 소개한다면, 출연진의 능숙한 연기와 적절한 웃음을 바탕으로 어떤 이에게는 다가올지 모를 중년 이후의 사랑에 대한 잘 풀어낸 영화라고 하겠다.

위 소개에 굳이 중년 이후의 사랑이라고 한 것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그 나이 때에 얻을 수 있는 감정이 있고, 그래서 가능한 사랑이라던가, 표현들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 같은 영화에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격정적이고, 몰입되는 사랑이 젊은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식의 표현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인생의 어려움이나 이별의 아픔, 혼자되는 외로움을 모두 아는 사람들이 서로가 위안이 되는 안락함을 그리워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식이다. 물론 사랑을 통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야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이 주는 공통된 느낌이겠지만, 아무래도 나이 대에 따라 사랑을 같이하는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메릴스트립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이혼 후 다시 자신을 자극하는 전 남편의 태도에, 그리고 그 태도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 하고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설득력 있었다. 물론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그리고, 적절히 녹아있는 위트가 영화를 단조롭지 않게 한다.

근데, 지난번 메릴스트립을 맘마미아에서 봐서 그런지, 난 메릴스트립이 꼭 어느 순간 노래를 부를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랬다면 더 좋았을지도. ㅎㅎㅎ





영화 속에 메릴스트립과 이혼한 남자는 변호사로서 꽤나 경제력이 있는 것 같았다. 능력 있는 남자가 결국 젊고 섹시한 여자와 바람을 피워 이혼을 했고, 그 여자가 데리고 온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와 가정을 이루어 산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볼 때 단순히 바람둥이만은 아니다. 감독은 변호사를 악인으로 그리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이미 메릴스트립과 이혼을 할 때 한번 바람을 피웠는데, 다시 전처와 바람을 피워, 두 번이나 바람을 피운, 여자입장에서 보면 믿지 못 할 남자인 것은 분명하다.

영화는 남자가 바람둥이라는 것을 좀 더 부각시키고 있지만, 지나가듯이 나온 대사를 보면 메릴스트립은 그 당시 아이들 육아에만 신경을 쓰느라 남편과의 관계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였다. 어찌 보면 굉장히 일반적인 결혼 생활을 그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해서 둘이 결혼을 하지만, 어느덧 아이를 낳고, 일상에 쫓기며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애틋하게 여길 여유가 없어지는 것. 그리고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둘 사이의 감정이 퇴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때까지 대응을 하지 못 하는 것.

남자는 그래서 결국 여자를 떠났다고 자신을 변호한다. 물론 옹졸한 변명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도망친 남자에게 파라다이스는 여전히 전처였다고 이야기한다. 젊고 이쁜 여자를 만났지만, 자신을 제일 잘 알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전처였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편안함이란 것이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이란 말도 하는지 모른다.

흔히 말하는 멀어져 봐야 상대의 소중함을 안다는 식의 스토리인 것이다.



가볍게 보면 즐겁고 유쾌하게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이렇게 다시 영화를 복기하면서 의미를 찾으려 드니, 다양한 생각들을 녹일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 제목 마냥 ‘사랑은 너무 복잡할’ 것이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이 감정을 대해야 할지, 어떻게 발전시켜가야 할지, 어떻게 억눌러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낯설고, 태연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두근거림이 생기는 것이라면, 그 것 때문에라도 꽤나 기다려지는 감정인 것은 분명하다.




잠시 시간을 들여 영화를 찾았다. 영화를 같이 볼 사람에게 보면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를 보여주고 싶었다. 동네 친구 녀석이랑 영화를 보는 거였다면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을 봤겠지만, 아직은 조심스럽고 예의를 갖춰야 하는 사이에서는 이런 영화가 ‘딱’ 이겠다 싶었다. 응. 나도 재미있게 봤고, 같이 영화를 본 사람도 많이 웃었다. 그럼 된 거다. ㅎㅎㅎ

영화는 잔잔히 계속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미국 영화에서도 일본 영화 같은 잔잔함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너무 영화를 보는데 있어 편식하는 경향이 있었나 보다.

사전에 내가 얻은 영화에 대한 정보는 ‘로드무비’라는 것과 ‘임신을 한 여자친구와 남자가 몇 개 지역을 돌면서 앞으로 살아갈 곳을 찾는 과정에서 가족의 정의와 살아가는 방식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유모차 부분이 제일 웃기다’는 것이었다. ㅎㅎㅎ 정말 그랬다.

한국과는 다른 문화적, 사회적 환경이 배경이기는 하지만, 젊은 예비 부모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불안해 하고, 그래서 부부가 서로 의지하며 길을 찾아간다는 것은 어디나 비슷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에는 인상적이고, 따뜻하게 기억이 남을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처음 번듯한 직장도 없고, 모아 놓은 재산도 없는 자신들이 루저가 아닌가 여자친구가 자꾸 묻는 장면에서 우리네 많은 젊은 부부들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여겨졌다. 나만하더라도 대학을 나와 직장을 얻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어떤 기준으로 보면 아직은 이루어 놓은 것도 어떻게 살겠다는 계획도 명확하지 않아, 인생의 승리자라고 말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남자 주인공의 형수가 집을 나갔다는 것을 알고,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기 위해 주인공들이 사랑의 맹세를 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삶의 어떤 피곤함이 있었는지 그 것을 이기지 못 하고 아이를 버려둔 채 집을 나간 형수를 보고, 주인공들은 자신들 역시 어느 날 그렇게 될까 봐 걱정하고 화를 낸다. 사실 모든 일들이 즐겁고 재미나서 시작을 하지만, 시간이 지나 힘들고 지루해져서 그 일을 끝내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쉽게 시작한 것을 간단히 끝내면 안 되는 것들이 많다. 아마 가족을 이루는 것이 그럴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떠나지 않겠다는 맹세. 짓궂게 놀리지 않겠다는 맹세. 아이의 이야기에 언제나 귀를 기울여 주겠다는 맹세. 그런 맹세들을 주고 받는다. 그렇게 소소하지만 서로에게 믿음을 주는 맹세를 주고 받으며 마음을 편히 하며 잠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영화에는 각기 개성이 다른 가족들이 나와서 각기 다른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각 가족들이 미국의 가정을 대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위트가 있고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장면들을 제공하는 것은 분명하다. 감독이 각 가정에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음미 해보고도 싶지만, 너무 오랜만의 포스팅이어서 그런지 길게 주저리는 것이 어렵다. ㅋㅋ


하여튼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본 것 같다. 즐거운 저녁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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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기요사키, 도널드 트럼프 공저/김재영, 김성미 공역 : 리더스북 : 원서 - Why We Want You to be Rich


직장 동료들의 추전으로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에 대한 점수를 매기자면 5점 만점에 5점을 주고 싶습니다.


저는 책에서 말하고 있는 모범생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우리네 교육 시스템 속에서 정말 잘 성장한 타입이죠. 열심히 일하고, 주어진 업무를 잘 해내면, 봉급을 받고, 그 중 많은 부분을 당연히 세금으로 내고, 남은 돈 중 저축을 하다 보면, 노후를 그렇게까지 미리부터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하는 근거 없는 생각을 하고 살았습니다. 저자는 ‘절약하고, 저축하고, 분산 투자하라’는 것이 틀린 생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개개인의 노후를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금융에 관심이 많고, 재리에 밝은 사람은 이 책에서 얻을 것이 별로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없었습니다. 또 부자가 정확하게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았죠. 오히려 부자라는 것은 우리네 통념상 부정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떠올려 경원 시 했습니다. 인생에 목표로 해야 할 것은 돈 외에도 가치 있는 것이 많이 있다고 배웠고,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돈은 열심히 살면, 부가적으로 따라 오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그 생각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부자가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고, 나 역시 금융에 대한 올바른 교육을 받지 못 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저처럼 부자가 무엇인지 모르고, 왜 부자가 되어야 하며,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면 되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책에서는 부자라는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저는 이것에 너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게는 이 책이 가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언젠가는 저도 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그 외에도 나는 과연 어떤 일을 잘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게도 하고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책의 세부적인 부분을 들어 제가 했던 생각을 공유하고도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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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주인공들...존코너, 마커스, T-800


오랜만에 영화 포스팅인 것 같다.

이번 영화는 개봉한지 얼마되지 않았으니까, 짧게라도 영화평을 달아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돈 아깝지 않은 재미난 영화다.

난 만족스럽게 봤다. 5점 만점에 5점~~



영화는 가까운 미래 (2018년이던가? 2013년이던가?)에 기계와 인간의 싸움이 시작된다고 한다.

아직도 저렇게까지 인류의 로봇기술이 발달되지 않았겠지 싶은 것도 많지만,

그래도 점점 영화에서 말하는 미래가 가까워지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난 처음에 존 코너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 딱히 그래 보이지는 않더라.

오히려 다른 '좋은 남자'가 주인공인 것 같았다.



SF와 액션물을 좋아한다면 강추!!!

단적으로 스타트랙 더 비기닝과 비교한다면, 터미네이터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



덧1. 후반부에 벌거벗은 사람이 나오는데, 이 것이 감독이 심어 둔 관객에 대한 깜짝 선물이 아닐까? ㅋㅋㅋ
이 부분 보면서, 완전 웃었다.

덧2. 영화에 '요즘은 좋은 남자가 드물다'는 식의 대사가 나온다.
어떤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면서 하는 말인데, 이 때 생각한 것은 '2009년에도 이미 좋은 남자는 드물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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