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점을 준다면 5점 만점에 4.5점을 주겠다.



‘사랑은 너무 복잡해’를 짧게 소개한다면, 출연진의 능숙한 연기와 적절한 웃음을 바탕으로 어떤 이에게는 다가올지 모를 중년 이후의 사랑에 대한 잘 풀어낸 영화라고 하겠다.

위 소개에 굳이 중년 이후의 사랑이라고 한 것은 일반적으로 사람은 그 나이 때에 얻을 수 있는 감정이 있고, 그래서 가능한 사랑이라던가, 표현들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 같은 영화에서는 죽음도 불사하는 격정적이고, 몰입되는 사랑이 젊은 사람들의 사랑이라는 식의 표현이었다면, 이 영화에서는 인생의 어려움이나 이별의 아픔, 혼자되는 외로움을 모두 아는 사람들이 서로가 위안이 되는 안락함을 그리워하는 것이 사랑이라는 식이다. 물론 사랑을 통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야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이 주는 공통된 느낌이겠지만, 아무래도 나이 대에 따라 사랑을 같이하는 상대에게 기대하는 것이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다.

메릴스트립의 연기가 정말 좋았다. 이혼 후 다시 자신을 자극하는 전 남편의 태도에, 그리고 그 태도에 반응하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갈피를 잡지 못 하고 흔들리는 모습이 정말 설득력 있었다. 물론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그리고, 적절히 녹아있는 위트가 영화를 단조롭지 않게 한다.

근데, 지난번 메릴스트립을 맘마미아에서 봐서 그런지, 난 메릴스트립이 꼭 어느 순간 노래를 부를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랬다면 더 좋았을지도. ㅎㅎㅎ





영화 속에 메릴스트립과 이혼한 남자는 변호사로서 꽤나 경제력이 있는 것 같았다. 능력 있는 남자가 결국 젊고 섹시한 여자와 바람을 피워 이혼을 했고, 그 여자가 데리고 온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와 가정을 이루어 산다.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볼 때 단순히 바람둥이만은 아니다. 감독은 변호사를 악인으로 그리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그는 이미 메릴스트립과 이혼을 할 때 한번 바람을 피웠는데, 다시 전처와 바람을 피워, 두 번이나 바람을 피운, 여자입장에서 보면 믿지 못 할 남자인 것은 분명하다.

영화는 남자가 바람둥이라는 것을 좀 더 부각시키고 있지만, 지나가듯이 나온 대사를 보면 메릴스트립은 그 당시 아이들 육아에만 신경을 쓰느라 남편과의 관계에 소홀했던 것으로 보였다. 어찌 보면 굉장히 일반적인 결혼 생활을 그린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랑을 해서 둘이 결혼을 하지만, 어느덧 아이를 낳고, 일상에 쫓기며 둘의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애틋하게 여길 여유가 없어지는 것. 그리고 너무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둘 사이의 감정이 퇴화되어 가는 것을 느끼지도 못하고,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날 때까지 대응을 하지 못 하는 것.

남자는 그래서 결국 여자를 떠났다고 자신을 변호한다. 물론 옹졸한 변명일 것이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도망친 남자에게 파라다이스는 여전히 전처였다고 이야기한다. 젊고 이쁜 여자를 만났지만, 자신을 제일 잘 알고 편안하게 해주는 것은 역시 전처였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편안함이란 것이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이란 말도 하는지 모른다.

흔히 말하는 멀어져 봐야 상대의 소중함을 안다는 식의 스토리인 것이다.



가볍게 보면 즐겁고 유쾌하게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이렇게 다시 영화를 복기하면서 의미를 찾으려 드니, 다양한 생각들을 녹일 수 있는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 제목 마냥 ‘사랑은 너무 복잡할’ 것이다. 그래서 항상 어떻게 이 감정을 대해야 할지, 어떻게 발전시켜가야 할지, 어떻게 억눌러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낯설고, 태연하게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두근거림이 생기는 것이라면, 그 것 때문에라도 꽤나 기다려지는 감정인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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