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의 포스팅이다.
결혼 이후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못 한 것 같다. 기억할만한 포스팅이 결혼을 알리는 글이었고, 아기의 탄생 알림이었다.
컨설팅 회사에서 현업으로 이직을 하고,
사랑하는 아내와의 시간, 새로 생긴 아기와의 시간, 새로 맡게된 업무를 위한 시간 할애로 쉽게 블로그를 찾지 못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블로그를 찾아, 글을 쓸 에너지를 얻었다. 동기가 생겼다.
쉽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오늘 내가 작성한 두개의 보고서가 실장님(이사님)에게 다시 작성해오라는 소리를 들어 기분이 좀 그랬다.
많이 부족한 점을 지적 받았으나, 어떻게 생각하면 좀 억울하기도 했다.
뚜렷한 근거/명분/당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으나,
지금 찾아온 기회는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았고, 실행 계획 중심으로 보고서가 작성된 것이라 항변하고 싶었다.
그런데, 저녁에 작년 12월 나를 최종적으로 뽑아준 全 실장님을 위한 회식 자리에서 생각을 바뀌게 해주는 이야기를 들었다.
현재 러시아 판매 법인장으로 영전하신 실장님(상무님)은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 국내마케팅실에 오셨을 때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더 좋은 자리에서 안 좋은 자리로 내 몰린 것 같은 형국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마케팅실에서의 2년 경험이 지금 러시아 법인장으로 가서 4주만에 현지인들을 휘어 잡는 내공을 쌓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하셨다.
두가지 점을 강조하셨다.
첫째. 지금 당장 자기에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지만, 성실하게 생활하면 지금 어렵게 하고 있는 일들이 다 자기의 금과옥조 같은 경험이 된다.
둘째. 하루에 단 십분이라도 영어 공부를 하여, 글로벌 업무 소화를 할 수 있는 인재가 되라.
두번째도 중요하지만, 첫번째 강조점이 내게 와 닿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 믿는다.
"때론 신이 준비해준 어떤 이벤트가 지금 내 앞에 펼쳐진다"
어찌 보면, 오늘 나의 부족함을 지적하며 업무에서 더 분발하라 말씀하신 이사님의 질책이,
귀가 따갑게 들리지만, 나의 더 큰 성장을 위해서 나를 채찍질하는 올 곧은 소리 아닌가.
그리고, 저녁에 만나뵌 상무님의 인생의 조언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 할 충고들을 내게 흡수 시키는 계기가 아닌가.
예전에 포스팅했던 글들에도 있다.
나의 많은 장점(?) 중 하나가 마른 스폰지 같은 흡수력이기를 바란다고.
즉, 나에 대한 충고/질책/꾸지람이 나의 표피를 건드리고, 튕겨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마른 스폰지에 물이 흡수되듯이 빨려들어가 내 안 깊숙한 것에 자리 잡는... 아니 받아들이는 사람이길 원하는 것이 바램이다.
요즘 내게 이사님이 요구하시는 것들은,
내가 더 부지런해지기 바라시는 것이고, 내가 더 똑 부러지게 일하기 바라시는 것이다.
마케팅을 한다고 하면, 더 깊이있게 브랜드를 어떻게 키워가겠다는 고민을 하기 바라시는 것이고,
당신이 무슨 질문을 던지더라도 자신있게, 생각을 갖고 답을 하길 바라시는 것이다.
어떤 분석을 바탕으로 세워진 뚜렷한 목표/추구점을 갖고,
그를 위해 자연스럽게 연결될 실행 계획이 나오길 희망하신다.
이직 후 어떻게 보면, 단시간 내, 새로운 실행 아이디어를 내는데 급급하며
큰 그림을 그리지 않고, 실행에만 신경을 썼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내 깜냥은 모자라기 때문이다.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족한 깜냥과 시간은 어떻게든 채우고, 윗 사람의 기대를 충족 시켜 온 것이 그들이다.
그들의 바람을 채우려면 내가/나의 가족이 희생을 해야 하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시 최선을 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우선은 일찍 출근하여 할일을 챙기자.
그리고, 책을 읽자.
또한, 생각한 것을 실천하자. 계획하는 것은 쉽다. 실행하는 것이 어렵다.
내가 이곳에 와서 4개월 지내며 배운 큰 교훈이다. 실천력이 갖춰진 사람이 되자. 귀찮다는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자. 힘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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