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경영'이라는 단어는 이제 기업 내부의 혁신 과제로서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되었다. 어느 회사의 주차장에는 고객을 위한 주차 구역이 따로 있으며, 결재서류에는 대표의 서명란보다 고객의 서명란이 더 중요한 자리에 있을 정도로 고객이 많은 대접을 받고 있는 듯하다.

기차표를 사기 위해 역에 가보니 '표 파는 곳'이 언제부터인가 '표 사는 곳'으로 바뀌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들은 대개는 잘 느끼기 어렵다.


'경영의 최전선을 가다' 중에서 (리더스북, 90p)



내가 받아 읽고 있는 예병일의 경제노트라는 e-mail에서 본 인용구이다.
위 인용구에서도 말하지만, '표 파는 곳'에서 '표 사는 곳'으로의 변화 처럼 근본적이고 사소한 변화는 감지하기 어렵고, 어떤 결과에 미치는 영향도 작다.
태도라는 것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결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태도가 곧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문득, 나의 학부시절을 돌이켜보면서 당시 난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고민해 봤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 어려운 일을 긍정적으로 임하는 자세, 컴퓨터 전반에 대한 이해 등을 얻겠다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력보다는 본질적으로 길러야 겠다 생각한 것을 얻으려 했다.
그래서 학점 얻기 쉬운 과목 보다는 내 스스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과목을 들었고,
토익이나 텝스 영어 점수보다는 그냥 원서를 읽어 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었다.
또한, 자격증이나 공모전 같은 것 보다는 동아리 활동이나 동문회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많은 성찰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정작 회사 취직을 위해 이력서를 쓰려고 보니, 난 내 스스로에 대해 자신감이 있지만, 회사를 설득할 만한 지표는 가지고 있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서 대학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2년간은 겉으로 드러낼 수 있는 지표들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었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학부 때 내 마음가짐이나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려고 한 것은 잘 한 것이라 생각한다.
둘다 얻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둘 중 하나를 얻으라 한다면 난 다시 태도에 관한 것을 배우겠다고 할 것이다.

그것이 더 얻기 어렵고, 그 나이이에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위 인용 구문을 보니까 회사의 태도 변화가 바로 결과에 눈에 띄는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과 함께, 나의 삶의 태도와 겉으로 드러나는 내 능력의 관계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주저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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