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할 때 인류 최대의 발명은 문자야.
문자의 발명을 통해 우리 인류는 지식을 축적할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지식을 보급할 수 있게 되었지.

물론 바퀴의 발명이나 증기기관, 전기의 발명 등도 대단한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발명이 가능하고, 또는 다른 곳으로 전해지고 후세에 남겨지는데는 문자의 역할이 컸잖아.

그렇게 문자가 발명된 뒤, 또 한번의 아주 커다란 발명/발전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통신의 발전이고 인터넷의 발명이지.

인터넷의 발명은 정말이지 세상을 확 뒤바꿔버린 것 같아.
지구의 크기를 확 줄여놓았다고 할까?

인구의 증가로 이제는 불가능 할 것이라 생각했던 직접민주주의나 풀뿌리 민주주의가 인터넷을 통해 가능해지고 있잖아.
인터넷 상의 광장들이 그리스의 아고라같은 역할을 하기 시작했잖아.


하지만, 역시나 폐혜도 만만치 않지. ㅋ

뭐. 사실 오늘의 이야기는 인터넷의 보급이 가져온 폐혜 중 하나인
싸이에 관한 이야기야. ㅋㅋ 서론이 길었지?




싸이는 어느덧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되었어.
나는 그렇게나 많이 싸이를 하지는 않는데, 대학원의 클럽이 싸이에 있다보니 점점 사용하게 되더군.
내가 들은 이야기인데 예전에 "매스컴과 현대사회"란 과목의 레포트 중에 이런 것이 있었다고 하더군.

"싸이월드 - 노출증과 관음증의 절묘한 만남"

얼마나 웃었던지.
정말 정확하게 싸이월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마음속 기저에 깔린 욕망을 나타내는 것 같지 않아?
누군가는 나를 알아주고 봐주길 바라고, 또 누군가는 그 사람을 알기를 바라지.


나도 얼마나 자주 남 몰래 그/그녀의 작은 집을 들락거리며 그 사람의 근황을 살폈는지 몰라.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으니까.

문득, 그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면 이게 뭔 변태짓이냐 싶지만.
쉽게 멈출 수는 없더군.
(여자들이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좀 넉 놓고 봐줘야 예의 인 것처럼, 누군가 봐주길 바라서 올린 것이라면 보고 알아줘야지)



내 앞에 앉은 녀석이 좋아했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결국 사귀지는 못하고 이제 그만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나봐.
그런데 아직도 일촌을 링크를 따라서 그녀의 작은 집에 들려 가끔 사진을 보곤하더군.

일촌을 끊는 그런 촌스런 짓은 할 수 없다고 하며 링크를 그냥 놔두는데,
그러다 보니 그 명주실같은 인연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겠어.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쉽게 만들어지고, 지워지는 것은 아닌데,
싸이라는 것 때문에 더욱이 그렇게 되는 것같아.
이것 또한 싸이의 폐해가 아닐까?




결론은 말이야.
끊지 못한 일촌 링크를 통해 들려오는 그/그녀의 소식과 변화에 걱정이 되고, 생각이 나고 하는 것은 내 탓이 아니라 싸이탓이란 것이지.

'나의 주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xo] 이론과 실제는 다른다.  (1) 2006.05.29
[xo] 날씨 좋은 금요일.  (1) 2006.05.26
[xo] 슬럼프  (2) 2006.04.23
[xo] 드러나지 않는 태도 vs 보이는 능력  (0) 2006.04.15
[xo] 화창한 봄이다.  (4) 2006.04.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