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다는 삼팔광땡!!
# 역시나, 신년 휴가에는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앉아 고스톱 한판 즐기는 것만큼 좋은 것이 없다(자주 그러지는 못 한다.) 오늘도 1월 1일부터, 고스톱 뒷패 붙는 맛에 올 한해의 각자의 행운을 점쳐봤다. 사실 고스톱이란 것이 돈을 놓고 하는 놀이다 보니 어려서는 감히 어른들 노는 자리에 끼웃거리는 것도 어려웠고, 괜히 옆에서 참견할라치면 아버지로부터 엄한 호통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내가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족 놀이문화로 고스톱을 치자고 해도, 부모님께서 뭐라고 안 하셨다. 이미 그때 나 스스로도 부모님 앞에서 마냥 어리지 않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 또 부모님 또한 나를 성인으로 인정하셨던 것 같다.
# 일본에서는 고스톱이 좋은 않은 놀이문화로 인식된다. 보통 야쿠자나 하는 놀이이다. 일본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별로 하지도 않고, 좋게 보지도 않는 마작이 평범한 놀이이다. 하지만, 난 고스톱이 정말 드라마틱하고 유쾌한 놀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가족들이 모여서 하기에 많은 이점이 있다. 우선 실력도 중요하고, 운도 중요하기 때문에 돈을 따겠다는 생각만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지 않다면, 누구나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는 놀이이다. 또 용어가 때로는 천박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웃기고, 생기가 있다. 때문에 적당한 예의와 웃음으로 스스럼 없이 지내는 가족이라면 계속 웃으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우리 가족의 경우, 내가 돈을 잃는 것이 대부분인데, 난 그 돈으로 굉장히 즐거운 시간을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2만원 잃는 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1,2만원이 내가 굉장히 크지 않은 시기에 이르러서야 부모님께 고스톱을 치자고 했었다.) 또 부모님이 돈을 따시면 내게 돌려주시기도 한다(꼴에 자존심이 있어서 잘 받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 오늘도 아주 드라마틱한 게임이 많이 나왔고, 내가 이겼네, 졌네 하면서 큰 소리로 웃고 아버지와는 족발을 안주 삼아 포도주를 즐겼다. 장시간 앉아서 고스톱을 치면, 허리가 아프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부모님께서 그 순간이 인생의 행복 아니겠느냐고 하시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기만 하다. 딱히 고스톱은 아니어도 좋다. 부모님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있어서, 함께 웃고 떠드는 것 만큼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또, 지금 이 글에서 나는 나와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가족에서의 우리 나이대가 가져야 하는 임무란 것이 있지 않나 이야기 하고 싶다. 지금의 내 나이가 2006년이 되어 28살이 되었고, 그렇다면 대충 우리 또래 동기들의 부모님은 60대 정도가 맞는 것 같다. 내 생각에 가족의 놀이 문화의 중심이 부모님에서 우리들로 이동했을 나이이다. 젊은 우리가 새로운 놀이 문화를 배우고 와서 가족에게 소개도 시키고, 부모님께서 어색하다고 빼시면 애교로 한번 해보자고 살살 꼬시는 것도 우리 몫인 것 같다. 우리가족의 경우, 누나가 회사 생활을 해서 재력이 있는 반면, 난 금전적인 능력이 없다. 때문에 막내인 내가 모두의 기분에 맞추어 말과 행동을 하고 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다. 이때 누나는 뒤에서 총탄을 대어준다. 내가 봤을 때, 이제 난 가족에서 그런 윤활유의 역할을 해야 할 때이다.
# 2006년에는 더욱 가족 내에서 현명한 아들, 귀여운 동생, 유쾌한 남중이가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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