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한재림
주연 : 박해일, 강혜정, 박준명, 박그리나, 이대연
장르 : 로맨스
등급 : 18세 이상
상영시간 : 118분
제작년도 : 2005
개봉일 : 2005년 06월 10일
국가 : 한국
공식홈페이지 : www.todo-nottodo.co.kr

뻔뻔한 남자와 당돌한 여자의 진짜 연애 이야기

고등학교 영어교사 ‘유림’은 한 살 연상의 미술교생 ‘홍’에게 호시탐탐 수작을 건다. 너무도 당당하게 ‘연애’를 요구하는 유림은 일면 귀엽고, 일면 능청스럽고, 일면 약아빠졌다. 파트너쉽을 핑계로 단둘이 갖게 된 술자리에서 유림은 기회를 틈타 솔직하게 고백한다. “같이 자고 싶어요!” 그런데 이 여자 홍도 만만치 않다. “나랑 자려면 50만원 내요.” 서로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반복 되면서 그들은 어느새 ‘연애’에 진입하게 된다. 그리고 목적 없던 연애에 ‘목적’이 생기면서 그들의 연애는 골치아파 진다.
과연, 그들의 연애의 목적은?




오늘 연애의 목적을 봤다. 예전에 '결혼은 미친짓이다', '바람난 가족' 등을 인상 깊게 본 나로서는 주인공 두 사람의 연기가 아니더라도 영화를 보고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벌써 CGV에서 상영을 마쳤을 만큼 느즈막이 이 영화를 봤다. 평소와 달리 종로에서 상영관을 찾아 본 노력에 대한 후회는 없다. CGV의 관람객 한 줄 영화평에서 나타나듯 어떤 면은 변태스럽거나, 너무 모든 일상을 SEX와 연관짓는 부분이 있었지만, 2시간 남짓되는 짧은 필름안에 강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부각해 나타냈다는 생각으로 난 대부분을 받아 들일 수 있었다. 다만 인터넷을 살피면서 찾은 시놉시스가 생각보다 간략한 내용만을 소개하고 있어, 지금 감상과 내용을 남기는데 아쉬움이 있다.

영화 '연애의 목적'은 제목만으로 내게 궁금증을 유발했다. 과연 연애의 목적은 무엇일까? 난 연애란 것에서 무엇을 바라고, 여자친구에게 무엇을 기대하게 될까? 영화는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남자들에게 연애의 목적이 예고편에서 나오듯 SEX밖에 없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일까? 그동안 내가 인상깊게 본 '결혼은 미친짓이다', '바람난 가족'은 우리 부모님 세대와는 많이 달라진 결혼과 가정이라는 사회제도에 대한 열린 사고를 요구했다. 나도 분명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룰 것이다. 때문에 이 영화들을 보고 많은 생각을 했고, 공감도 하고 반감도 가졌다. 또 오늘 본 '연애의 목적'에서도 감독이 연애란 이런 목적을 가지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주장을 들었던 것이다. 사실 예술작품을 만든 예술가를 작품만 보고 이해한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난 아직도 피카소의 그림이 왜 그렇게 고가에 거래가 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듯이, 분명 이 영화에서 받아들인 정보는 내가 발견할 수 있고, 기존에 생각해 봤던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부분적 또는 전혀 다른 시각에서 이해를 했을 것이다.

영화를 본 내 개인적인 감상을 두 남녀 주인공에 대한 내 생각으로 표현해보자.

남자 주인공이었던 박해일의 '이유림'은 26살의 선생님이다. 아주 능글맞게 자신의 즉흥적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다. 사실 나도 내 감정의 표현에는 아주 솔찍한 편이다. 지금 감상을 적으면서 생각하건데 이유림이 뱉어내는 말들은 내가 평소에 이성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화법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비록 수위의 차이는 있지만, 난 왠지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고, 좋으면 좋다. 이쁘면 이쁘다. 끌리면 끌린다고 말하는 것이 상대에게 감정이 잘 전달되고, 상대도 나에게 끌리게 하는 화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듣기로는 여자들이 그런 화법을 딱히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박해일이 하면 먹히고, 내가 하면 안먹히는 대사들인가? ㅋㅋㅋ 잡담이었고, 이유림은 평범하고 일상에서 아주 찾아 보기 쉬운 케릭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일상의 흔한 즉 나를 포함해서 내 주변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유림이 가진 케릭터의 일부분을 많이들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당연히 일부러 그런 케릭터를 만든 것이겠지만 말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중반까지 이유림은 오직 최홍과 자는 것만을 생각하고 전력투구한다. 남자들은 적어도 남자들과 있을 때 이성과의 잠자리나 성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물론 스포츠, 정치, 경제 기타 등등의 화제도 많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한때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아 침대로 이끄는 방법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해봄직하다 생각한다. 이유림이 선수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선수라 하기에는 너무 멋이 없다고 할까? 너무 느끼함이 없다고 할까? 하여간 흔히 말하는 바람둥이나 전문적인 여성의 마음을 훔치는 꾼으로는 자질 미달에 너무 노골적인 것 같다. 하지만 최홍에게는 이유림의 방법이 먹혔고 딱히 영화의 전개 과정이 억지스럽지는 않았다. 영화를 보는 과정에서 내가 이유림에게 배우고 싶은 것이 있었다면 그의 뻔뻔함이었다. 상대의 'no'사인이 절대 싫다는 것이 아니라는 굳은 믿음으로 끊질기게 머리를 들이민다. 평소 배려를 최고의 미덕으로 삼는 나였다면, 상대의 'no'도 아닌 그것과 비슷한 사인에 나의 바램을 접을 것이란 것을 알기 때문이다. 중반에서 이유림은 자신의 6년 사귄 여자친구는 제껴두고 최홍에게 모든 마음을 주기 시작한다. 이를 지켜보는 나는 한창 유행하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나오는 현빈을 떠올렸다. 현빈 역시 시간이 흘러 식어버린 사랑을 버리고 새로운 사랑에 열광하는 케릭터이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도 나란 사람은 어떤가하는 질문을 던져준다. 전화 광고의 카피였던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란 말에 난 공감한다. 절대적인 사랑, 변치 않는 사랑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할테고 누군가는 못 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도덕적 관념이 강한 나는 적어도 누군가와 결혼을 하거나 어떤 약속 아래 내 자신을 두었다면 그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제일 좋은 것은 영화 같은, 드라마 같은 힘든 사랑이라는 상황에 내가 놓이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남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만약 내 상대가 내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고자 한다면 노력을 해본 뒤 않되면 보내줄 것이란 생각을 한다. 그냥 그렇지 않도록 내가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너무 다른 곳으로 샜다. 영화로 돌아가자. 이유림은 능글맞고, 많이 밝히고, 솔찍하다 넘어서서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단순하고, 미친것은 확실하고, 살짝 애교도 부리고, 무책임한 부분도 있고, 그리고 뻔뻔했다. 이유림의 대한 이야기는 대충 이렇게 마치고 최홍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여자 주인공이었던 강해정의 '최홍'은 27살의 교생이었다. 음... 첫 인상은 생각을 잘 표현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처음 교생 실습을 나간 장소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수동적이고 굉장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일반적인 영화의 공식처럼 처음에는 차갑던 여자가 남자의 여러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걸어둔 빗장을 조금씩 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택시를 잡기 전에 이유림이 최홍의 볼에 뽀뽀하는 것을 홍이 결국 미소 짓는 것으로 표현한 내용은 정말 여자들이 그런가하는 의구심을 만들었다. 사실 남자들은 그런 영화의 표현들을 상상하며 때로는 무모한 용기를 내기 때문이다. 또 수학여행을 가서 남자의 기대는 행동을 받아주고, 겁탈이라 불러도 무방할 행동을 큰 부정적 행동(고소 등) 없이 그냥 넘어가다가 못해 유림의 냉대에 오히려 끌려가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여자의 위치가 약자이기 때문이라 보여졌다. 반면 영화의 커다란 흐름 또는 인터넷 등에 나타난 감독의 의도를 보면, 홍은 결코 안된다는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하다. 하여튼 홍은 과거의 아픈 경험 때문에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했고, 밤에 불면증에 시달려 제대로 자본 적이 없다고 했듯이 정서적으로 불안한 케릭터였다. 그렇다고 홍이 성에 개방적이어서 유림을 한번 원나잇스탠드의 상대로 만난 것은 아니었다고 본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홍의 케릭터를 유림처럼 미친 케릭터는 아닌 것 같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나오듯 마음에 상처를 가진 그래서 사랑을 믿지 못하지만, 결국 사랑을 만나고 상처를 치유하는 그런 인물로 보였다. 다만 홍이 원래있던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말하기 위해 전화를 시도하는 부분이나 실제 남자친구를 만나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는 장면은 그냥 인상에 남았다. 저렇게 헤어지는구나라는 느낌? 홍이 유림에게 이전에 같은 배신을 느끼고 울먹이며 유림을 교육계에서 매장 시키는 장면은 너무 했다는 생각보다는 그럴 수 있다고 여겨졌고, 다만 좀 더 일찍 유림을 찾아 서로의 사랑을 빨리 확인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홍 역시 유림을 만나 술집에서 싫다는 사람을 계속 붙잡으며 웃으며 파고드는 모습은 유림이 처음 홍에게 끈질기게 머리를 드리밀었던 뻔뻔함이 생각나는 모습이었다. 홍은 여자여서인지 써놓고 보니 나와 비교를 일삼았던 유림보다는 짧은 감상이 되었다.

영화를 보고 이렇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바둑을 복기하듯이 재감상하는 일을 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본다. 분명 신이 내린 은총이라 불리는 망각으로 지금의 감흥과 기억을 치워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불완전한 감상이었지만, 나중에 다시 영화를 보게 되면 써 놓았던 글을 읽고 보탤 내용은 보태길 바란다.




위 내용과는 별개로 영화 '연애의 목적'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있어 적어본다.
그전에는 여자 배우의 노출에 대한 별 생각이 없었다. 그저 벗은 미인을 보는 것은 남자로서 작지 않은 기쁨이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연애의 목적에서 나온 강혜정의 베드신은 딱히 감독이 영화의 주제를 말하는데 필수적이여 보이지는 않는다 생각했다. 다만 강혜정의 누드는 남자 관객을 위한 서비스였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는 어느 정도의 흥행을 위한 안배 정도든가. 당연히 이 영화를 보러 오는 관객은 수위가 높은 포르노그라피를 바라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그렇게 노골적으로 강혜정의 모든 것을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고 본다. 보여주지 않아도 충분히 야할 수는 있는 거니까.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그 전에 강혜정에 대해서 난 호감을 갖고 있었다. 외모도 그렇고 연기도 그렇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고 좋다고 생각했다. '올드보이'에서도 베드신이 있었고 가슴 노출은 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강혜정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은 남겨 둘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 연애의 목적에서 강혜정은 적어도 육체에서 상식적인 수준의 남자가 궁금해 하는 모든 것을 보여준 것 같다. 즉 다음에 뭔가를 더 궁금해 할 만한 꺼리를 남겨두지 않은 것 같다. 흔히들 여자배우의 경우 몸이 자산이라 말한다. 때문에 김혜수가 영화를 찍으면 과연 어디까지 보여주는가에 대한 기사가 날 정도이다. 또 김혜수는 결코 벗지 않는다. 그것이 그녀를 값어치 있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을 그녀가 알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서 감독은 강혜정에게 높은 예술적 이유로 노출을 강요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솔찍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없어도 상관없을 베드신 때문에 강혜정의 몸값이나 가치, 수명이 작아지거나 짧아진게 아닐까 염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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