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에서 '멀티태스킹'으로 찾은 이미지


얼마 전 드라마 '게임의 여왕'을 볼 때였다. 남자 주인공 주진모가 여자 주인공 이보영을 기다리는 장면이 나왔다. 자신에게 모질게 구는 이보영의 마음을 잡기 위해, 주진모는 추운 밤 이보영의 집 앞에서 그녀가 나와주기를 기다리며 무작정 기다리는 것이었다. 내가 혀를 차며 옆에서 같이 보던 아버지에게 말했다.

“저 자식은 지금 회사가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가게 생겼는데, 저러고 있어도 되는거야? 하여간 드라마에서는 너무 주인공 편의대로라니까.”

아버지께서 주진모를 옹호하셨다.
“원래 남자는 연애랑 일이랑 동시에 못해. 하나를 선택하는 거지.”

나도 그 말에 동의했고, 그 때 아버지의 이야기에서 아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난 시간을 쪼개서 쓰는 것을 좋아한다. 뭐라고 할까 낭비하는 일 없이 뭔가를 연속적으로 했을 때 일종의 만족감을 느낀다고 할까?

그래서 실제로 하루에 서울의 여러 장소에서 여러 일들을 해야 한다고 하면, 움직이게 될 동선과 작업에 필요한 시간, 그 외의 고려 사항들을 생각해서 작업의 순서를 최적화 시키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병렬적으로 무엇인가를 하는 것에는 영 꽝이다. 하다못해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는 것도 어려워 아직까지 대중가요와 친해지지 못 한 면도 있다. 또는, 컴퓨터로 웹서핑을 하면서 전화를 하면 대번에 딴짓하고 있다고, 통화에 집중 못 하는 것이 느껴진다고 핀잔을 듣기 일수다.

저런 사소한 것에서 시작해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고려하지 못하고, 하나에 올인하는 성격은 여러 가지로 손해보기 쉬운 것 같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친구가 잠시 도와달라고 하면 두 일을 같이 한다거나 하면 좋을 텐데, 원래가 한쪽만 신경 쓰는 타입이다 보니 내일을 소홀히 하고 친구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오늘만 하더라도, 집에 가는 막차가 곧 인데 통화에 집중하다 보니 막차를 놓치는 경우가 생겼다. 뭐 마음 속으로 막차를 놓쳐도 된다는 느긋한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행동을 안 한 것도 있지만, 여하튼 참 김남중 어설프다는 생각을 다시 했다.

확실히 난 아직 하나의 화살로 두 마리 사냥감을 잡지 못하는 것 같다.


요약> 오늘 연구실에서 느긋이 전화 통화를 하다가 집에 가는 지하철 막차를 놓쳤다. 김남중은 도대체 뭐 하는 녀석인지... 내 앞가림 좀 하고 살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