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xo] 나만의 OS를 코딩 中.
xonamjoong
2005. 8. 4. 00:01
부자가 집을 지으면 담을 높게하여 도둑이나 적의 침임과 공격을 막으려 한다고 한다. 하지만, 부자가 가진 돈을 이웃에게 베풀어 주변 사람들을 섬긴다면 근처의 이웃들은 기꺼이 부자의 담이 되어 주고 방패가 되어 도둑을 감시하고, 적을 막아 줄 것이다. 사람에게 인색하지 말고, 사물에 집착하지 마라. 네 이웃을 네 편으로 만들어라.
- 하순회 교수님과의 대화에서 들은 이야기.
6차례에 걸친 하순회 교수님과의 성경 공부는 꼭 김남중이라는 컴퓨터가 가진 운영체제(OS)를 조정하는 작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컴퓨터에서OS는 모든 일을 처리하는 중추가 되고, 작업을 분배하고 자원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지금 이렇게 20대 후반에서 직업을 선택하고, 사회에 나가기에 앞서 바른 가치관을 확립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꼭 OS를 만들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가지 문제에 대한 가치관들을 만들기 위해 난 하순회 교수님의 모습을 (성경을 바탕으로 삶의 문제들을 판단하는) 참고하고 있다. 아직은 선생님의 여러 이야기에 많은 토를 달고, 내가 가진 가치관과 선생님이 해주시는 이야기를 비교하며 쉽게 수용하지 않는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우선은 그동안 내가 만들어 온 나의 가치관에서 (내가 코딩해 온 몇 천 라인에 달할지 모를 나의 운영체제에서) 큰 오류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가진 가치관으로 현실에서 접한 문제를 접근하고 풀어내지 못한 경우가 없었다. 모든 문제를 풀고 해결했다는 말이 아니라, 세상을 나의 눈으로 바라보고 나의 가치관으로 이해해서 납득 하지 못한 것이 없다는 것이다. 순간 납득이 안되도 계속 고민해서 여하튼 이해 할 수 있도록 해왔다. 꼭 고대의 수학자들이 수체계를 완성하는 과정처럼 말이다. 나의 가치관 역시 그렇게 만들어 졌다. 27년 내가 격을 수 있고, 사고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모든 경험과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해 내가 가진 가치관을 수정하고 보완했다. 합리적인 운영체제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삽질과 디버깅을 한 것이다. 그런데 성경에 기반을 둔 이미 모든 질문과 기능에 대해 잘 정의가 된 가치체계가, 꼭 세상의 뛰어난 사람들이 만들어 낸 리눅스나 윈도우 같은 well made 운영체제가, 좋다는 것을 알아도 그 동안 내가 만들어온 나만의 운영체체가 아까운 것이다. 단순히 아까워서 내가 흘린 땀이 무효가 될까봐 그런 것은 아니다. 다만 나의 개성이 담긴 나의 가치관이 성경이나 다른 어떤 기성의 가치관에 함몰 되는 것이 싫은 것 일 것이다.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사람 사이에서 자존심을 세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신 앞에서 인간이 자존심을 세운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잘 모르겠다. 이렇게 나의 가치체계의 맹점을 못 마주했다는 것과 얼마간의 자존심이 종교적인 가치관을 수용 못하는 이유가 될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앙을 가진 사람의 가치관에서 월등한 우월점을 아직은 발견 못했다는 것이다. 분명이 나보다 덜 흔들리고, 분명한 사리판단으로 낭비되는 정신적 에너지가 적을 것은 안다. 또 스트레스도 덜 받을 것 같고. 분명 끌리는 점이 많지만, 나의 모든 것을 흡수 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점이 내 가치관을 고집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예상은 된다. 지금의 조정 과정을 거쳐서 난 신앙을 갖게 될지 모른다. 왜냐면 신앙을 가졌을 때 세상을 사는데 있어서 얻어 낼 수 있는 답들이 얼마나 많은지 사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는 신앙을 가진 사람들의 가치체계에서 많은 부분을 벤치 마크하여 내 가치관에 이식하는 작업을 수행 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내 가치관을 계속 업그레이드 했던 것처럼 내게 부족한 모듈은 다른 것에서 빌려 올 수 있는 것이다.
여하튼, 가치체계를 컴퓨터의 운영체제에 비유하여 생각한 것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