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많이 마신 다음의 날, 전 날의 기억 찾기.
flickr.com에서 'puzzle of memory'로 찾은 이미지
오랜만에 거하게 술을 마신 것 같다. 치킨에 호프로 시작하여, 데킬라를 털어 넣고, 결국 소주까지 마셨다.
포스팅을 하고 있는 일요일 아침 속이 그리 좋지는 않다. ㅠ,.ㅠ
술의 종류도 종류지만, 꽤나 많은 양을 마신 것 같다.
처음에는 오랜만의 지인들과의 만남을 축하하고, 이런 저런 우스개소리를 안주 삼아 마셨고,
두번째는 음악과 춤에 흥이 나서 어느 덧 데킬라를 계속 원샷하고 있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동아리 후배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마셨지만, 머리 속의 복잡한 생각이 쓴 안주가 되어 자꾸 소주를 불렀다.
flickr.com에서 'puzzle of memory'로 찾은 이미지
술을 많이 마신 다음날은 꼭 전날 흐트려 놓은 기억의 퍼즐 맞추기를 하게 된다.
A에서 나와서 B로 갔지.
그 때 내가 전화를 했었어.
B에 가서는 누구랑 이야기를 했었지.
이야기의 시작과 끝이 어떻게 되더라?
몇몇 퍼즐 조각들은 절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날라가기도 한다.
하지만, 전체적 그림은 한 두개의 퍼즐 조각이 없어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 기억에 남는 것은 크게 두개다.
하나는 내가 택시 안에서 친구에게 약간의 성질을 부린 것이고,
다른 하나는 훌쩍거림이다.
둘 다 미안한 감정이 드는 그림이라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조금씩 알아 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라더니 그런 것 같다.
나도 성질을 낼 줄 아는 편이었다.
군대에서도 욕 잘 안하고, 화 잘 안내는 선임병으로 통했는데...
또한, 말을 많이 하면 분명 실수를 한다고 하더라.
괜히 안 꺼내도 되는 말을 꺼내서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일을 자꾸한다.
조금씩 새롭게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가 너무 잦다.
난 일단 실수를 해봐야 배우는 편인데... 요즘은 한 종류의 배움에 실수가 두번 이상인 것 같다.
"First learn, second practice, and third be professional"인데...
아. 속쓰리다.
소주 마신 다음날 장에서부터 찾아 오는 소주 냄새의 불편함.
아니다. 이 것은 결코 소주만의 탓이 아닐 것이다.
맥주에 데킬라까지 그리고 술과 같이 내 안에 남은 여러 가지 안주들 때문에...
아. 속쓰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