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자.

xonamjoong 2008. 6. 2. 00:22

제일기획 08년 2월호 사보에 실린 글이라고 합니다.
(제가 좋아라 하는 동아리 선배의 블로그에서 옮겨왔습니다 - [출처] [본문스크랩] 퍼포먼스|작성자 이즌)

퍼포먼스


최인아 제작본부장 전무


설 잘 쇠셨는지요?

새해, 우리 모두는 퍼포먼스를 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지요? 퍼포먼스라고 하면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 생산성 같은 것들을 떠올리게 됩니다만 겉에서는 잘 보이지 앉아도 실제로는 퍼포먼스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또 있습니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인성이랄까요.

지난 1월 저는 조직 개편을 앞두고 '누구와 누구를 한 팀이 되어 일하게 할까'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람을 알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알면 알수록 이 문제가 참 어렵더군요. A와 B는 케미스트리가 안맞고, C와 D는 같이 일하는걸 꺼려하고, E와 F는 한 팀에 같이 보내는 게 좋고... 이런 것들이 끝도 없이 보였고 이걸 다 고려해서 조직을 꾸리자니 팀을 짜는 일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한데 조직을 새로 구성하면서 저는 퍼포먼스와 관련된 한 가지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기계라고는 없이 오로지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이 만나 퍼포먼스를 내는 우리 일에 있어서 사람이 갖는 '인성'이 참으로 중요하더라는 겁니다. 누군가의 인성때문에 팀으로 일하는 것이 어렵고, 그래서 각자가 가진 잠재력을 다 쏟아 낼 수 없다면, 이건 조직의 퍼포먼스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거죠. 그러니 팀워크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광고에 있어, 실은 사람의 결이랄까 능력 이상으로 중요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예 신랄하게 말해보면, 천재가 아닌 인간들 사이의 능력 차이란 됨됨이, 인성의 차이에 비하면 큰 차이가 아닐지도 모르겠고요.

기업들이 많은 돈을 들여서 광고를 하는 건 결국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올리려는 겁니다. 사람들이 인정해주고 좋아해주는 브랜드라는 건 굉장히 큰 자산이니까요. 우리 일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즐거이 같이 일하고자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얼마나 큰 에너지를 가진 것인지요. 실제로 저는 일 잘하는 어떤 후배에게 이런 말도 해주었습니다. 그대의 가장 큰 경쟁력은 많은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싶어하는 거라고.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크리에이티브 해야 하고 따라서 크리에이터라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혹시 인간적인 미숙함을 크리에이티브 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성숙한 인간은 크리에이티브하지 않다는 이상한 이데올로기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요?

오랜 세월 자기 분야의 정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겐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게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도 괜찮더라는 거죠. 한데 이건 아직 한참을 더 애써야 하는 우리같은 후학들에게 얼마나 다행인지요? 자기 분야에서 성공을 하는 것이 괜찮은 인간이 되는 것과는 다른 길이고, 그래서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거라면 그 난처함을 어찌 감당하겠는지요?

그러므로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우리가 갖춰야 할 것은 전문성 외에 한 가지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질적으로 괜찮은 인간이 되는 것 말입니다. 이유는, 그것이 퍼포먼스를 내는 데 훨씬 유리하니까요. 정말이냐구요? 그럼요. 괜찮은 인간에겐 괜찮은 인간이 모일 확률이 더 높고, 그러니 팀을 이뤄야 하는 광고를 함에 있어 굉장히 유리한 출발이 되는 거니까요. 동의 하시지요?


<제일기획 사보 2008.02 / 최인아의 세상읽기>




저 이야기가 비단 광고업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어느 업계나 적용되는 것도 아니겠지만요.

다만,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대부분 일이라고 하면, 저 이야기는 누구나 관심을 갖고 읽어 볼만한 것 같습니다.

저도 100% 팀웍을 발휘하여, 구성원들의 열정과 경험(지혜), 그리고 지식에서 양질의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업종에 있다 보니, 더욱이 마음에 담고 싶은 내용이더군요.

그래서 언제라도 읽을 수 있게 블로그에 옮겨 옵니다.



'인간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서 더 뛰어난 사람이 되자'와 어느 정도 괘를 같이 한다니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사회 생활 초심자'인 제가 사람을 대할 때,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또 저란 사람을 보여줄 때 어떤 눈으로 타인을 보고,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새삼 감이 잡힙니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xonamjoong에서 xo가 의미하는 '보좌관'이 단순히 '머리 좋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어 좋은'을 포함하도록 그렇게 성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