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대부업 광고, 보험사 광고 증가 추세를 보며

xonamjoong 2007. 8. 20. 23:52

대부업의 대표 주자 러쉬앤캐쉬의 광고 장면

푸르덴셜의 '남편이 죽었습니다' 광고와 국민 건강 보험의 광고


최근 눈에 띄게 대부업과 민간 보험 광고가 늘었다는 느낌이 든다.
대부업 광고가 늘어난 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최근 입원해 있으면서 TV를 보니까 보험 광고 역시 굉장히 많이 늘었다는 것을 문득 알았다.

이 두 가지 업계의 광고 증가는 지금 한국 사회가 썩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바뀌는 신호가 아닌가 느껴진다.

대부업 광고의 증가는 듣기로 일본계 자금이 한국에 유입되어 사채시장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연예인을 앞세운 공격적 마케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쩐의 전쟁에서 '카드 쓰지 마라'라는 유서 장면 (출처: 네이버 spring324 블로그)


드라마 ‘쩐의 전쟁’으로 대부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더 설명 안 해도 되겠지만,
막상 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지금의 광고가 끼치는 영향은 정말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쉽게 생각해봐도 TV광고가 없을 때 보다, 지금이 더욱 손 쉽게 대출을 하려고 할 것이고 이런 것이 정상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분명 대부업체를 통해 돈을 사용한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의 광고 자금을 계속 지출하고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이런 대부업의 성장을 보고 있으면, 김대중 정권에서 남발했던 신용카드로 인해 양산된 수만의 신용불량자가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걱정은 아닐 것이다.

대부업의 성업이 또 다른 ‘카드 대란’으로 터지는 것도 멀지 않을 것이란 걱정이 앞선다.

마이클 무어의 SiCKO 포스터

한편 민간 보험사들의 광고를 보고 걱정을 하게 된 것은 얼마 전 마이클 무어 감독의 ‘Sicko’를 보고 미국의 보험 시스템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가지면서이다.

미국의 경우는 닉슨 대통령 때인가? 미국의 보험 시스템을 민간에 맡기겠다는 발표를 하고 잘 못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업이야 어차피 영리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단체이기 때문에 이익을 내야 한다.

기업의 이익  = 기업의 매출 – 기업의 지출
              = 보험 가입자 * 보험료 – 보험 지출 건 * 보험 지급액

영화의 설명에 따르면 광고를 통해 보험의 혜택을 강조하여 가입자를 늘리고, 가입액을 올려 수입을 늘리고, 실제로는 까다로운 규정을 이용하여 최대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방법으로 지출을 줄여 이익을 낸다고 한다. 결국 보험사의 이익이 많이 난다는 것은 어쩌면 보험금을 받아야 할 많은 환자들이 보험금을 받지 못해 죽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그렇게 까다롭게 보험금 지급 심사를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아니 까다롭지 않다는 것은 보험금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대부분 보험금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까다롭다는 것은 보험금을 받아야 할 사람들도 보험금을 못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서구의 보험사들의 한국 진출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가입자 확보를 위한 광고 증가가 눈에 띄게 된 것이라고 본다. 즉, 경쟁이 격해짐에 따라 기업들은 더욱 타이트하게 기업을 경영해야 하고, 수익 보전을 위해 점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같은 병실의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미 거액의 보험금은 최대한 안 줄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많은 부분 긍정적으로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입원에 있는 나의 입원도 건강보험의 지급액으로 충당 가능하다고 한다. 얼마나 훌륭가. 하지만, 민간 보험의 경쟁 심화와 해외 기업의 진출이 우리나라의 보험 시스템을 어떻게 바꾸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닌가?


과연 올바른 정책을 수립한다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또 중요한가?
우리 사회는 어떤 과정과 시스템을 통해 사회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건가??
十年之大計(십년지대계)나 百年之大計(백년지대계)는 과연 우리나라에 있는 건가?




포스팅 작성 과정에서 참고한 글들
쩐의 전쟁, 사채쓰지마라, 빚 떠안지마라.
[드라마] 쩐의 전쟁 - 영화같은 드라마의 탄생
식코(Sicko)
보험광고도 대부광고와 마찬가지다.
보험 광고와 대출광고, 자본의 이중주